이번 아카데미 상을 휩쓴 아노라, 부가 주는 우월감 계급의식에 맞서는 신데렐라 영화, 얼마나 잘만들었을지 빨리 보고싶어집니다.

영화 아노라는 2024년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하고, 또 이번 제97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 여우주연상, 각본상, 편집상 등 5개 부문을 석권하며 전 세계 영화계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아노라는 뉴욕의 스트리퍼인 아노라가 러시아 재벌 2세 이반과 충동적으로 결혼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습니다. 이 영화는 성 노동자의 사랑을 통해 계급의 문제를 신랄하게 풍자하며,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 사회적 약자로 살아가는 인물의 현실을 묘사했습니다. 특히, 아노라와 이반의 부모가 보낸 하수인들 사이의 25분간의 액션 장면은 영화의 하이라이트로 꼽혔습니다. 이 장면은 신데렐라의 지위를 지키려는 아노라와 이를 막으려는 하수인들의 필사적인 대결을 그리며, 감독과 배우들이 10일 동안 촬영에 몰두한 결과물이었다고 합니다. 영화 리플리(1999)와 프리티우먼(1990) 도 떠오르게 하는 줄거리입니다.
현대 사회를 풍자한 유사한 영화들
1. 기생충 (2019, 봉준호 감독)
기생충은 가난한 가족이 부유한 가정에 위장 취업하면서 벌어지는 예측 불가능한 이야기를 통해 빈부 격차와 계급 갈등을 블랙 코미디와 스릴러 요소로 풀어낸 작품입니다. 한국 영화 최초로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했으며, 이후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국제영화상을 포함한 4관왕을 차지하며 세계적인 신드롬을 일으켰습니다. 영화 기생충은 두 가족의 대조적인 삶을 통해 자본주의의 불평등을 상징적으로 드러내며, 계층 간의 보이지 않는 경계를 이야기했습니다. 특히, 지하실의 존재와 폭우 장면은 사회적 약자가 얼마나 쉽게 무너질 수 있는지를 상징적으로 표현한 장면으로 평가받았습니다. 기생충은 사회적 메시지를 강렬하게 전달하면서도, 유머와 스릴러 요소를 적절히 배치해 관객들의 몰입도를 높였습니다.

2. 트라이앵글 오브 새드니스 (삼각형의 슬픔 2022, 루벤 외스틀룬드 감독)
이 영화는 모델 커플이 초호화 크루즈 여행에 초대되면서 시작되며, 상류층 승객들과 노동자들 사이의 극명한 계급 차이를 보여주었습니다. 크루즈가 폭풍을 만나 난파된 후, 생존자들이 무인도에 갇히면서 계급이 완전히 뒤바뀌는 상황이 전개되었습니다. 영화 트라이앵글 오브 새드니스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 얼마나 취약한 존재인지, 그리고 노동 계급이 생존 본능 속에서 어떻게 권력을 장악할 수 있는지를 풍자적으로 다루었습니다. 2022년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했으며, 아카데미에서도 작품상 후보에 오르는 등 높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배설물 개그와 블랙 코미디적 연출이 특징이며, 계급의 허망함을 가장 날카롭게 풍자한 영화 중 하나로 꼽혔습니다.

3. 프리티 우먼 (1990, 게리 마샬 감독)
프리티 우먼은 거리에서 일하던 여성이 부유한 사업가와 사랑에 빠지며 새로운 삶을 꿈꾸는 이야기로, 현대판 신데렐라 스토리를 담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노라와는 달리, 이 영화는 블랙 코미디보다는 로맨틱 코미디 장르에 속하며, 계급 문제를 다루지만 희망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줄리아 로버츠가 주연을 맡아 스타덤에 올랐으며, 영화는 상업적으로 큰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작품 내에서는 계급 차이가 있지만, 결국 두 사람이 서로를 변화시키며 행복한 결말을 맞이하는 전형적인 로맨틱 코미디의 구조를 따랐습니다. 하지만 현대적 시선에서는 자본주의적 판타지를 조장하는 요소가 있다는 비판도 존재합니다.

4. 리플리 (1999, 안소니 밍겔라 감독)
리플리는 한없이 높은 사회적 신분을 갈망하는 젊은 남성이 자신의 신분을 위조하고 살인을 저지르면서 점점 더 깊은 함정에 빠지는 이야기를 그렸습니다. 이 영화는 계급 상승에 대한 강박과 거짓말이 만들어내는 치명적인 결과를 탐구하며, 부유층과 하층 계급 간의 극명한 차이를 조명했습니다. 주드로, 맷 데이먼, 기네스 팰트로우가 출연하였으며, 세련된 미장센과 긴장감 넘치는 서사가 돋보이는 작품입니다. 영화는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5개 부문 후보에 올랐으며, 특히 강렬한 심리적 긴장과 주인공의 내면 갈등을 섬세하게 묘사한 점에서 호평을 받았습니다. 리플리는 인간의 탐욕과 신분 상승 욕망이 불러오는 파멸적인 결말을 보여주며, 현대 사회에서도 여전히 유효한 주제를 던지고 있습니다. 위의 세 영화와는 다르게 슬프고 착잡하고 손이 오그러 드는? 불쌍하기도 한 탐욕의 리플리의 여운이 많이 남던 영화입니다.
